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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스타 TMI ⑨] ‘34세’에 가나 택한 오도이, 젊은 팀 중심 잡을 ‘키 맨’

한국 축구대표팀과 H조에 묶인 가나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32개 팀 중 가장 젊다. 최종 엔트리에 뽑힌 26명 중 9명이 2000년 이후 출생자다. 팀 평균 연령은 24세 7개월로 벤투호(28세 2개월)보다 젊은 선수들의 비중이 훨씬 크다. 가장 큰 축구 대회인 월드컵은 패기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 팀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의 존재는 필수다. 가나 대표팀에는 데니스 오도이(34·클뤼프 브뤼허)가 있다. 수비수인 오도이는 가나 대표팀의 핵심인 안드레 아유(33), 조던 아유(31)와 함께 팀을 이끌 백전노장이다. 벨기에의 루벤이 고향인 오도이는 가나인 아버지와 벨기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5세에 축구를 시작한 그는 벨기에 명문 SC안데를레흐트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오도이는 2006~07시즌 18세 때 벨기에 주필러리그(1부) 소속 아우트헤버를레이 뢰번에서 프로 데뷔에 성공했다. 일찍이 벨기에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낸 오도이는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벨기에와 가나 이중국적자인 그는 두 나라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 그의 선택은 벨기에였다. 2008년 5월 U20(20세 이하) 대표팀에 뽑힌 오도이는 자연스레 U21 대표팀의 일원으로도 활약했다. 2012년에는 몬테네그로와 친선전에서 성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행보가 다소 괴상했다. 오도이는 벨기에 대표팀에서 1경기를 치른 후 더는 부름을 받지 못했고, 2014년 돌연 국적 변경을 외쳤다. 당시 그는 “나는 가나 대표팀에서 뛸 수 있다. 그 나라를 위해 뛰는 것은 내 뿌리를 찾는 이상적인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도이는 가나축구협회의 연락을 받지 못했다. 2018년에는 다시 마음을 바꿨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이 이끄는 벨기에 대표팀에 공개적으로 애정을 나타냈다. 그러나 벨기에 대표팀에 오도이의 자리는 없었다. 이후 오도이는 국가를 대표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벨기에 대표팀 데뷔 후 10년이 흘러 가나축구협회와 연이 닿았다. 오도이는 2022년 3월 나이지리아와의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가나 대표팀에 승선했다. 그는 나이지리아와 2연전에서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풀타임 활약하며 가나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기여했다. 가나 대표팀에서 4경기를 소화한 오도이는 34세의 나이에 생애 첫 월드컵을 앞두고 있다. 16년간 프로 574경기를 소화한 그의 경험은 젊은 가나 대표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줄곧 벨기에 무대를 누비던 오도이는 2016년부터 올해 1월까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과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오도이는 수비 전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만능 자원이다. 공격 작업의 섬세함은 떨어지지만, 준족인 데다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한다. 앞서 가나 유니폼을 입고 치른 4경기에서는 모두 우측 풀백으로 활약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손흥민(토트넘)과 맞대결할 가능성이 크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1.1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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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스타 TMI ⑧] 토마스 파티, 가나 수비 마지노선 방어하는 '중원 수호자'

토마스 파티(29·아스널)는 축구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가나 ‘추장’에 추대됐다. 사연은 이렇다. 가나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프리카 최종 라운드에서 나이지리아와 2무(0-0, 1-1)를 기록했지만, 원정 다득점에서 앞서 카타르행 티켓을 따냈다. 원정 2차전에서 파티가 가나의 유일한 골을 터뜨리며 2014 브라질 대회 이후 8년 만 월드컵 본선을 이끈 것. 아프리카 전통의 축구 라이벌 나이지리아를 꺾고 가나의 월드컵 진출을 이끈 파티를 위한 '파티'는 성대했다. 파티는 가나 동부 지역 마냐 크로보라는 지역 추장에 임명됐다. 이곳은 파티의 고향이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재단을 통해 해당 지역에서 자선 활동에 참여한 바 있다. 결정적인 이유는 가나의 월드컵 진출을 이끈 것이었다. 파티는 ‘Mahefalor’라는 추장 칭호를 받았는데, ‘크로보 전통 지역의 수호자’라는 의미다. 파티가 수호하는 건 고향뿐만이 아니다. 그는 가나 축구대표팀에서 3선 미드필더로 뛰며 최후방 수비를 앞 라인에서 보호한다.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폭넓은 활동량과 공중볼 경합 능력을 갖춰 수비에 일가견이 있다. 피지컬(1m85㎝·75㎏)이 좋아 상대 공격수와 몸싸움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다. 한국 대표팀에선 황인범, 이재성 등의 공격형 미드필더 자원과 경합할 것으로 보인다. 파티는 상대를 위협할 수 있는 공격성도 갖췄다. 전진 드리블에 굉장히 능하다. 매 시즌 85%를 상회하는 드리블 성공률을 기록한다. 좌우로 길게 벌리는 롱 패스와 볼 배급도 강점이다. 탈압박 능력이 상당히 우수하며 볼 간수 능력이 좋아 공을 쉽게 뺏기지 않고 공격진에 공을 건네준다.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간혹 시도하는 중거리 슛은 한국 대표팀에 큰 위협일 수 있다. 멀티 능력을 자랑하는 파티는 중원 지역 어디에서든 활약할 수 있다. 주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미드필더는 물론 공격력까지 갖춰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소화가 가능하다. 때로는 오른쪽 풀백 수비수로 출전한다. ‘필드 위의 들소’로 불리며 가나 축구 전설인 마이클 에시엔(은퇴)의 뒤를 잇는 전천후 미드필더라는 평가다. 가나에선 ‘제2의 마이클 에시엔’으로 불린다. 파티는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유스 출신으로, 2015~16시즌 에스파뇰과 13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12분 교체 투입으로 프로에 데뷔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박스 투 박스(box to box)’ 미드필더로 맹활약하며 단숨에 주전 한 자리를 차지했다. 탁월한 수비진 보호 능력과 빌드업 능력으로 스페인 정상급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불안한 수비진을 보호해주며 중원을 보강해줄 파티는 유수 빅클럽의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높은 이적료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이 파티의 영입을 강력히 원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지난 2020년 여름 이적 시장 마감 직전 아스널이 바이아웃 4500만 파운드(705억원)를 지불하고 파티를 영입했다. 파티는 올 시즌 리그에서 11경기에 나와 2골을 기록 중이다. 통산 A매치 기록은 40경기 13골.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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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스타 TMI ⑦] 가나판 ‘김민재’ 살리수 주의보, 191cm 거구에 스피드도 장착

무함마드 살리수(23·사우샘프턴)는 가나의 후방을 책임질 중앙 수비수다. 1m91㎝·82㎏의 거구인 살리수는 우월한 신체 조건을 활용해 상대 공격수를 제압한다. 장신인데도 준족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내로라하는 빠른 선수들을 따라가 기어이 공을 빼앗는다. 빌드업 능력도 수준급이다. 이따금 롱패스로 공격 활로를 개척한다. 후방에서 상대 압박을 풀어 나오는 발재간도 갖췄다. 한국 간판 수비수 김민재(나폴리)처럼 순간적으로 공을 몰고 앞으로 나가기도 한다. 다만 도전적인 수비를 펼쳐 안정감이 다소 떨어지며 카드를 자주 받는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살리수는 가나 대표팀 일원으로 A매치 2경기를 소화했다. 지난 9월 브라질과 친선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그는 이후 니카라과와 평가전에 선발 출전하며 포백의 한 축을 담당했다. 가나 대표팀에서 살리수의 입지를 논하긴 이르지만, 한국 대표팀과 비교하면 김민재처럼 후방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서 태어난 살리수는 유년 시절부터 재능을 인정받았다. 지역 유소년 클럽인 쿠마시 바르셀로나 베이비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3년 14세의 나이에 아프리칸 탤런트로 팀을 옮겼다. ‘스텝 업’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눈에 띄는 신체 조건과 실력을 갖춘 살리수는 2017년 스페인 라리가2(2부) 소속 레알 바야돌리드의 러브콜을 받아 유럽 생활을 시작했다. 2018~19시즌 바야돌리드 주전으로 발돋움한 살리수는 단단한 수비로 팀의 승격에 크게 기여했다. 2019~20시즌 바야돌리드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무대로 승격한 후 살리수의 가치가 빛나기 시작했다. 살리수는 31경기에 출전하는 등 큰 무대에서도 기량을 증명했다. 빅리그 팀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그는 2020년 8월, 바야돌리드 역대 최고인 이적료 1200만 유로(164억원) 기록하며 사우샘프턴 유니폼을 입었다. 적응이 어렵기로 소문난 EPL에서도 금세 연착륙했다. 첫 시즌 리그 12경기를 소화한 살리수는 지난 시즌 34경기에 출전하며 주축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2022~23시즌에는 사우샘프턴이 치른 15경기 중 14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했다. 대표팀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2019년 11월 가나 대표팀에 처음 뽑힌 살리수는 부상으로 선수단을 떠났다. 2020년에도 가나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으나 응하지 않았다. 당시 살리수가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것에 흥미가 없다는 소문이 돌아, 논란이 됐다. 당시 그의 부모는 “우리 아들은 자랑스러운 가나인이며 가나를 대표할 준비가 됐다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며 성명을 냈다. 월드컵을 앞두고서야 가나 대표팀과 다시금 연이 닿았다. 커트 오크라쿠 가나축구협회장은 지난 6월 직접 사우샘프턴으로 가 살리수와 면담했고, 대표팀 합류를 끌어냈다. 대표팀에 합류해 9월 2연전에 나선 살리수는 월드컵에서 가나의 후방을 단단히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1.1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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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스타 TMI ⑥] '언더독의 반란' 꿈꾸는 검은 별의 ‘형제 공격수’ 안드레·조던 아유

아베디 펠레(58·본명 아베디 아유)는 가나 역대 최고의 축구 선수다. 마르세유, 올랭피크 리옹(이상 프랑스) 토리노(이탈리아) 등에서 활약했던 그는 프로 축구 선수를 꿈꾸는 아프리카 유망주들의 선망 대상이다. 마르세유에서 공격수로 뛰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이끌기도 했던 그는 현재 FC 나니아 아크라(가나)의 회장 겸 감독이다. 아베디는 ‘가나 축구 가문’의 아버지다. A매치 73경기에서 33골을 넣은 그는 세 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이들 모두 아버지를 따라 가나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장남 이브라힘 아유(34·FC 브루노스 맥파이스) 차남 안드레 아유(33·알 사드) 삼남 조던 아유(31·크리스탈 팰리스)가 대표팀에서 뛰었다. 아베디의 동생인 콰메 아유도 가나 대표팀에서 활약한 바 있다. ‘형’ 안드레는 주로 2선 왼쪽에 배치되는 공격수다. 신장(1m76㎝)이 큰 편은 아니지만, 특유의 탄력있는 플레이로 헤딩 슛을 득점으로 연결하기도 한다. '박스 안의 여우'로 불릴 만큼 수비수 사이를 파고드는 침투 움직임과 위치 선정이 강점이다. 측면에서 낮고 빠르게 넘어오는 얼리 크로스를 슬라이딩하며 발을 갖다 대는 순간 판단력과 득점 감각이 좋다. 안드레는 한국 선수와 인연이 많다. 한국 선수와 같은 소속팀에서 뛰어 국내 팬에게도 친숙한 이름이다. 스완지시티(영국)에서 기성용(FC서울)과 한솥밥을 먹었다. 현재 카타르 프로축구 스타스 리그의 알 사드에서는 한국 축구대표팀 3선 미드필더 정우영과 함께 뛰고 있다. 리그에선 7경기에 나서 2골·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A매치 통산 기록은 109경기 23골이다. ‘동생’ 조던은 오른쪽 측면에서 활동하는 공격수다. 왼쪽에도 뛸 수 있으며, 대표팀에선 안드레와 함께 투톱 공격수로 나서기도 한다. 스피드가 빠른 조던은 현란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돌파력이 좋다. 수비 관여도 많이 하고 경기당 10㎞ 정도를 뛰며 폭넓은 활동량을 자랑한다. 다만 킥력이 좋지 않아 크로스는 약하다는 평가다. A매치 통산 83경기에 나와 19골을 기록하고 있는 조던은 한국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작성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14년 6월 9일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미국 마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홍명보호’와 친선경기에서 전반 6분 교체 선수로 투입해 내리 3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리그에선 12경기에 뛰었으나 공격 포인트는 득점 없이 도움 1개만 기록하고 있다. 안드레와 조던은 각각 프랑스 릴과 마르세유 출생이다. 가나와 프랑스 이중국적자다. 최근 가나의 전 국가대표 코피 바두가 “안드레와 조던이 아베디의 아들이 아니었으면 대표팀에서 물러나라고 했을 것”이라고 해 ‘적폐 논란’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표팀에서 맹활약한 둘은 카타르 월드컵 FIFA 랭킹 최하위 가나(61위)를 이끌고 ‘언더독의 반란’을 꿈꾼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1.15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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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스타 TMI ⑤] ‘한국 상대 데뷔골’ 히메네스, 우루과이 파이터형 센터백

호세 히메네스(27·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우루과이의 핵심 수비수다. 2013년 9월 18세의 나이에 우루과이 대표팀의 일원이 된 히메네스는 지금껏 A매치 77경기에 나서 8골을 넣었다. 기록에서 볼 수 있듯, 그는 수비수이면서 골을 넣는 데 일가견이 있다. 히메네스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첫 상대인 한국을 상대로도 골을 넣은 기억이 있다. 한국은 지난 2014년 8월 우루과이를 안방에 초대했다. 당시 부임 전이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우루과이전을 관전했는데, 한국은 잘 싸우던 후반 24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 골을 내줘 0-1로 졌다. 그때 득점자가 히메네스였고, 이날 골이 그의 A매치 데뷔 골이었다. 일찌감치 우루과이 후방을 책임지기 시작한 히메네스는 스리백·포백 대형을 가리지 않고 제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센터백이다. 중앙 수비수치고 체격(1m85cm·79kg)이 크지 않지만, 점프력이 발군이다. 여간해서는 장신 공격수들과의 제공권 싸움에서도 지지 않는다. 빠른 판단력을 지녀 공중볼 낙하지점도 잘 잡는다. 장거리 패스도 비교적 정확한 히메네스는 빌드업 역시 수준급이다. ‘완성형 센터백’에 가깝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잔 부상이 잦아 전력에서 이탈하는 일이 허다하다. 매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8경기 중 절반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남미 선수 특유의 ‘다혈질’ 성격이다. 또한 상대 공격수를 거칠게 다루는 파이터형 수비수라 카드를 자주 받는다.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소속으로 공식전 13경기에 나서 옐로카드 5장을 받았다. 세계 정상급 수비수로 성장한 히메네스지만, 축구 인생의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친구 프란코 밀라노와 축구를 시작했다. 밀라노는 지역 축구팀에 먼저 들어갔지만, 히메네스는 친구의 권유로 본 테스트에서 탈락해 눈물을 쏟으며 집에 갔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은 히메네스는 끝내 지역팀인 톨레도 주니어 팀에 입단했다. 빠르게 적응한 그는 우루과이 1부 리그 다누비오FC 유스 팀으로 옮겼다. 출발은 미약했으나 성장은 눈에 띄게 빨랐다. 2012년 17세의 나이에 다누비오 1군 데뷔에 성공한 히메네스는 이듬해 4월 스페인 명문 구단 아틀레티코와 계약에 합의했다. 6월에는 우루과이 U20 대표팀에 승선했고, 불과 석 달 뒤 성인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그야말로 ‘초고속 승진’을 이뤘다. 아틀레티코 이적 후에도 탄탄대로를 걸었다. 히메네스는 우루과이 선배 디에고 고딘과 수비 라인을 이뤄 아틀레티코의 후방을 든든히 지켰다. 부상으로 이탈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주전에서 밀린 시기도 있었지만, 이내 입지를 되찾았다. 여전히 아틀레티코의 팬과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에게 신임받는 선수다. 히메네스는 아틀레티코와 함께 영광을 누리고 있다. 데뷔 시즌인 2013~14시즌 리그 우승, 2017~18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제패 등 꾸준히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1.11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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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스타 TMI ④] 손흥민 동료 벤탄쿠르, 우루과이 중원의 '산소탱크'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오는 21일(한국시간) 개막한다. 일간스포츠는 한국과 함께 H조에 속한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의 주요 선수들을 낱낱이 분석해 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손흥민(30)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함께 뛰는 로드리고 벤탄쿠르(25·우루과이)는 한국 팬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같은 소속팀에서 활약하는 두 선수는 월드컵을 앞두고 장난 섞인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이미 조심하라고 말했다”고 하자, 손흥민은 “‘월드컵에서 우리와 만나는데 너네 (팀은) 떨어지겠다’라고 농담했다”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벤탄쿠르는 토트넘 중원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선수다. 중앙 미드필더가 갖춰야 할 능력을 고루 잘 갖춘 '육각형 선수'다. 볼 탈취 후 간결하고 짧은 터치로 EPL 정상급의 패싱력을 선보인다. 체격(1m87㎝·72㎏)이 큰데도 남미 특유의 가벼우면서도 유연한 움직임으로 상대 압박으로부터 벗어난다. 수비력도 준수해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활용할 수 있다. 벤탄쿠르의 최대 장점은 왕성한 활동량이다. 히트맵을 살펴보면, 경기장 전반에 벤탄쿠르의 움직임이 포착될 만큼 공격에 많이 관여한다. 토트넘의 ‘산소 탱크’다. 투쟁심이 커 상대 선수를 향한 거친 태클도 서슴지 않고 한다. 콘테 감독이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에서 벤탄쿠르와 데얀 쿨루셉스키를 데려온 것이 토트넘 근래 최고의 영입이라 평가받는다. 스위스 이민자들이 정착한 우루과이 남서쪽의 누에바 엘베시아 출생의 벤탄쿠르는 낙농업을 하는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부모의 일을 도우면서 공을 차며 유소년기 시절을 보냈는데, 네 살 때 어머니를 여의었다. 이후 벤탄쿠르는 어머니를 추모하는 의미로 어머니의 생일인 등번호 30번을 사용한다. 우루과이 대표팀에선 등번호 6번을 선택했다. 벤탄쿠르는 새어머니의 보살핌 속에 축구 선수의 꿈을 잃지 않았다. 또래 선수들보다 키가 월등히 컸던 벤탄쿠르는 축구 선수였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을 보였다. 우루과이 명문팀 보카 주니어스 유스팀에서 기량을 갈고닦아 프로에 데뷔했고, 2017년엔 에콰도르에서 열린 남미 20세 이하(U-20) 챔피언십에서 우루과이의 우승에 일조했다. 벤탄쿠르는 더 큰 무대로 나아갔다. 2017년 이적료 950만 유로(130억원)에 유벤투스와 계약했다. 유벤투스에서 다섯 시즌을 보내는 동안 리그 우승을 세 번 이끈 벤탄쿠르는 2022년 초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그는 올 시즌 토트넘이 소화한 공식전(20경기) 중 리그 1경기를 제외하고 모든 경기를 뛰었다. 콘테 감독의 무한한 신뢰를 받으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 중이다. 벤탄쿠르는 2017년 남미 U-20 챔피언십 우승, FIFA U-20 월드컵 4위에 오를 당시 우루과이 대표팀을 10년 이상 이끌 재목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우루과이 대표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해 10월 12일엔 한국과 A매치에서 선발 선수로 출전해 후반 29분 황희찬에게 태클을 시도해 경고 카드를 받기도 했다. 올해 2월 1일엔 카타르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경기 시작 1분 만에 A대표팀 데뷔골을 넣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1.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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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스타 TMI ③] ‘인종차별 악연’ 발베르데, 한국 위협할 중거리 슈터

우루과이의 핵심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24·레알 마드리드)는 한국과 악연이 있다. 발베르데는 지난 2017년 6월 4일 우루과이 20세 이하(U20) 대표팀의 일원으로 한국에서 개최된 U20 월드컵에 참가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포르투갈과 8강전에서 득점 후 두 손으로 눈을 찢는 듯한 동작을 했다. 이는 눈이 작은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의미로 쓰이는 제스처다. 발베르데가 주최국인 한국 사람을 조롱하는 거로 비쳤다. 한국인은 물론, 외국 축구 팬들까지 발베르데의 오행에 분개했다. 영국 BBC까지 발베르데의 잘못된 골 뒤풀이를 지적했다. 결국 발베르데는 “인종차별적 세리머니가 아니라 친구를 위한 개인적인 행동이었다. 내가 의도한 바는 인종차별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실력만 놓고 보면 으뜸이다. 발베르데의 인생은 오로지 ‘축구’로 통한다. 걸음마를 뗀 지 얼마 되지 않아 세 살 나이에 지역 축구팀에 들어갔다. 공식 경기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발베르데는 부모가 집에 만들어준 작은 골대에 매일 골을 넣으며 꿈을 키웠다. 다섯 살이 된 발베르데는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고, 한 살 많은 형들과 뛰며 팀의 우승에 일조했다. 일찌감치 재능을 뽐낸 발베르데는 아홉 살 나이에 우루과이 명문 CA 페냐롤에 입단했다. 이후 탄탄대로를 걸었다. 입단 2년 만에 U15 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월반에 월반을 거듭했다. 2015년에는 우루과이의 전설적인 골잡이 디에고 포를란으로부터 ‘멘토링’을 받았고, 발베르데는 이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다. 2016년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2군)에 입단한 발베르데는 2년 만에 1군에 입성했다. 2017년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에서 1년 임대 생활을 한 뒤 줄곧 레알의 1군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했다. 발베르데는 2022~23시즌 굳건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올 시즌 레알이 치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2경기에 모두 나서 6골 2도움을 기록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5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올렸다. 중앙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인 발베르데는 윙어, 풀백까지 소화할 수 있는 만능선수다. ‘육각형 미드필더’인 그는 활동량·움직임·슈팅·패스 등 모든 능력을 고루 갖췄다. 특별한 약점은 없다. 올 시즌 레알에서는 주로 오른쪽 윙 포워드로 활약하고 있다. 그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이유는 기본기가 탄탄한 덕분이다. 빨랫줄 같은 중거리 슈팅은 그의 최고 무기다. 과거 발베르데는 득점과 거리가 먼 선수였다. 2018년 레알 입단 후 지난 네 시즌 간 리그 5골을 넣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벌써 6골을 기록 중이다. 이전보다 조금 더 높은 위치에서 활약하는 이유도 있고, 어디에서든 슈팅할 수 있는 양발 활용 능력도 한몫했다. 발베르데의 슈팅은 레알의 강력한 무기로 자리 잡았다.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는 발베르데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을 마주한다. 2017년 9월 성인 대표팀에 데뷔한 발베르데는 지금껏 44경기에 출전해 4골을 넣었다. 미드필더로 뛰어 득점 기록이 돋보이진 않지만, 한창 물오른 발베르데의 슈팅은 한국의 경계 대상이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1.0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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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스타 TMI ②] 남아공서 한국 격침한 수아레스, 득점 감각 살아있다

우루과이 ‘신성’이었던 23세의 루이스 수아레스(35·클루브 나시오날 데 풋볼)는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의 골망을 두 번이나 갈랐다. 임무 완수 후 벤치에서 승리를 지켜보다가 급히 피치로 달려 나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박지성에게 유니폼 교환을 요청한 장면은 축구 팬들의 눈에 아직도 선하다. 당시 유럽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수아레스는 2010년대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성인 무대 통산 ‘511골’을 기록한 수아레스에게 지난 시즌부터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가 찾아왔다. 35세가 된 현재는 전성기에서 내려왔지만, 득점 감각은 건재하다. 우루과이 대표팀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차세대 공격수 다윈 누녜스(리버풀)를 메인 스트라이커로 활용할 공산이 크다. 수아레스는 누녜스와 함께 선발로 나서거나 ‘조커’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은 신체 부위를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득점할 수 있는 수아레스의 존재를 간과해선 안 된다. 네 살 나이에 축구를 시작한 수아레스는 불우한 환경에서 기량을 갈고닦았다. 아홉 살 때 부모가 이혼, 어머니 홀로 수아레스를 비롯한 7형제를 부양했다. 13세 때 우루과이 명문이자 현재 소속팀인 나시오날 유스팀에 입단한 수아레스는 충동적인 성격 탓에 팀플레이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기 관리도 소홀했다. 그런 수아레스가 2001년 14세 때 현재의 아내인 소피아를 만나 마음을 다잡고 세계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물론 순탄한 프로 생활을 한 것은 아니다. 꾸준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수아레스는 2011년 경기 중 프랑스 출신 파트리스 에브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핵이빨’로 통한다. 아약스에서 뛸 때는 상대 선수의 목덜미를 물었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의 팔을 깨물었다. 지난 2021년에는 첼시 센터백이었던 안토니오 뤼디거의 허벅지를 꼬집어 빈축을 샀다. 실력만큼은 으뜸이다. 리버풀·FC 바르셀로나 등 세계 최고의 팀에서 주축으로 활약했다. 특히 바르셀로나 시절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와 함께 ‘MSN 라인’으로 유럽 무대를 평정했다. 수아레스는 2015~16시즌 리그 35경기 40골을 기록하며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양분하던 득점왕을 차지한 유일한 선수가 됐다. 그가 2005년부터 17년간 쌓은 프로 통산 기록은 714경기 443골 243도움. 수아레스는 지난 7월 이적한 나시오날에서도 리그 13경기에 출전해 6골을 넣는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수아레스는 31일 열린 나시오날과 리버풀FC와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팀의 우루과이 프리메라 디비시온 우승을 이끌었다. 수아레스는 ‘엘 피스톨레로(El Pistolero)’란 별명을 지녔다. 총잡이라는 뜻이다. 득점 후 관중과 카메라를 향해 양손으로 권총을 만들어 흔드는 게 그의 시그니처 셀레브레이션이다. 우루과이 팬들은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수아레스의 ‘권총 세레머니’를 기대하고 있다. 우루과이 역대 최다 득점자인 수아레스는 대표팀 일원으로 134경기에 나서 68골을 몰아쳤다. 2010 남아공 월드컵 4위, 2011 코파 아메리카 우승,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행 등 환희의 순간에 늘 수아레스가 중심에 있었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1.0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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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스타 TMI ①] 우루과이 경계 대상 1호 '빠르고 영리한' 누녜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11월 21일(한국시간) 개막한다. 일간스포츠는 한국과 함께 H조에 속한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의 주요 선수들을 낱낱이 분석해 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우루과이 축구대표팀의 고민은 세대교체다. 10년 이상 대표팀을 이끌어온 투톱 공격수인 루이스 수아레스와 에딘손 카바니가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노쇠화의 기미를 보이기 때문이다. 남미 특유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장점인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기량이 저하된 건 유독 치명적이었다. 잔 부상도 많아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 소속의 다윈 누녜스(23)가 우루과이의 고민을 덜어줄 차세대 공격수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이 처음 맞대결을 펼칠 우루과이의 주요 경계 대상 공격수인 누녜스는 상대 팀이 한눈을 판 틈을 잠시도 놓치지 않고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 수 있는 빠른 속도와 감각적인 라인 브레이킹 능력이 최대 강점이다. 체격(1m87㎝·81㎏)이 좋고 고공 점프력, 빠른 스피드를 갖춘 ‘우루과이 신성’ 누녜스는 중앙과 왼쪽 지역에서 활동한다. 그는 카타르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8경기에 출전해 콜롬비아를 상대로 1골을 기록했다. 올 시즌 리그에서는 7경기에 출전해 3골·1도움을 기록 중이다. 우루과이 북부에 위치한 쿠아림 강 근처 아르티가스에서 태어난 누녜스는 역경을 극복하고 대표팀 선수로 성장했다. 누녜스의 유년 시절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건설 일용직 노동자인 아버지가 벌어온 돈으로 가족이 버텨야 했고, 어머니는 빈 병을 모아서 팔며 생계를 유지했다. 누녜스는 밥을 먹지 못해 배고픔에 시달리며 뜬 눈으로 긴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누녜스는 두 번의 무릎 수술 경력이 있다. 지역팀에서 뛰던 14세의 누녜스는 2013년 전 우루과이 대표팀 선수인 호세 페르도모의 눈에 띄어 페냐롤 유스팀으로 스카우트된다. 착실하게 성장해 1군 데뷔를 앞둔 시점에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첫 수술을 하게 됐다. 1년이 넘는 재활 끝에 회복한 후 1군에 데뷔해서도 무릎 부상이 재발해 두 번째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두 번의 수술과 회복 이후 누녜스는 몸에 근육이 생기고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서 위협적인 공격수가 된다. 2019 FIFA 20세 이하(U-20) 폴란드 월드컵에서 우루과이를 3위로 이끌며 스타로 떠오른 그는 알메리아(스페인)로 이적해 유럽 무대에 도전했다. 한 번 밟은 성공 페달은 멈추지 않았다. 데뷔 시즌 16골(30경기)을 넣으며 유수의 빅클럽 영입 대상으로 떠올랐다. 누녜스는 옮기는 팀마다 이적료 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2020년 9월 벤피카(포르투갈)로 이적할 당시 2400만 유로(339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했다. 2021~22시즌엔 26골(28경기)을 기록하며 리그 득점왕에 등극, 자신의 가치를 올린 그는 올 여름 리버풀(영국)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며 옵션 포함 1억 유로(1415억원)에 이르는 클럽 이적료 신기록을 달성했다. 누녜스는 EPL에서 가장 빠른 순간 속도를 가진 공격수다. 스포츠 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누녜스는 올 시즌 리그에서 최고 시속 36.5㎞를 기록해 전체 1위에 올랐다. 최고 시속을 측정한 기록이지만, 100m를 9.87초에 돌파하는 수준이다. 손흥민이 70m 드리블 골로 푸스카스상을 받았던 번리전 최고 시속 34.4㎞보다 높은 수치다. 누녜스가 기록한 최고 시속은 38㎞로 알려졌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0.2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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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흥행보증' 하정우 "마냥 연승할 수 없어…패배도 예상"

2019년도 쉴 틈 없이 바쁜 '하정우(牛)'다. 2018년 '신과함께(김용화 감독)' 시리즈, 'PMC: 더 벙커(김병우 감독)'로 관객과 만난 하정우는 그사이 신작 '클로젯(김광빈 감독)' 촬영을 마쳤고, 새해 1월부터 차기작 '백두산(이해준·김병서 감독)' 촬영에 돌입한다. '보스턴 1947(강제규 감독)' '피랍(김성훈 감독)' 출연도 확정했다. '최연소 1억 배우' 타이틀에 걸맞은 열일 행보가 아닐 수 없다."지금 잡힌 스케줄만 다 끝내도 44세예요. 결혼하고 아기도 네다섯은 낳고 싶은데요." 묻는 말에 대답하는 것도 모자라 묻지도 않은 TMI(Too Much Information)까지 하는 것은 하정우의 전매특허 인터뷰 스킬. 타고난 스타성으로 하정우가 있는 곳엔 늘 이슈가 뒤따르는 만큼, 최근 공식 석상에 나섰을 때마다 온갖 화제를 다 몰고 다닌 그다. 대중의 반응을 대중보다 더 잘 꿰뚫고 있는 하정우는 하나하나 되짚으며 '센스 만점' 인터뷰 장인의 면모를 뽐냈다. - 머리가 완전히 까치집이다."아.(웃음) 요즘 매일 'PMC' 흥행 기념으로 오전 산책을 하고 있다. 8시 반쯤 동작대교 위에 있는 북 카페에 다녀왔다. 커피 한잔을 마시고 아이돌 샌드위치를 먹고 집으로 복귀했다. 오전 10시 정도 됐기에 잠시 2차 취침을 했다. 그런데 눈을 떠 보니 정오가 다 됐더라. 부랴부랴 나오느라 머리를 정리하지 못했다.(웃음)"- 지금이 오후 1시인데, 현재까지 몇 보 정도 걸었나."1만7300보를 걸었다. 개봉을 앞두고 있어 그런지 아침잠이 없어졌다. 가뜩이나 영화 스타일이 '모 아니면 도'로 가고 있어 더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 어떤 점에서 '모 아니면 도'라고 느끼나."일단 형식이 독특하지 않나. 한시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어떤 분들은 '소란스럽다, 정신없다, 어지럽다'고 하시더라. 사실 이 영화는 관객을 당기는 영화는 아니다. 다만 관객이 마음을 편하게 열고, 한 발자국 먼저 적극적으로 들어가 주면 좋은 의미로 타격감 있게 관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익숙한 하정우가 나와 영어로 대사를 하다 보니 저항감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영화 안에 들어가 집중해 줘야 하는데, 언제 들어가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 쉽게 들어가는 사람과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의 평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 출연하기 전에 그렸던 그림대로 영화가 나왔나."난 5년 동안 작업하면서 할 때마다 '버전 업'이 된 시나리오를 봤다. 감독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어느 정도 이 스토리에 익숙해졌다. 2013년에 내가 '허삼관'을 막 준비할 때쯤 이 영화도 시작됐다. 김병우 감독과 사무실을 같이 쓰니까 거의 매일 서로 보면서 제작을 진행했다. 5년간의 여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걸 영화에 담아냈다."- '더 테러 라이브' '터널' 'PMC'까지 '생고생 3부작'이라는 말이 있다. '기시감이 든다'는 평도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주인공 자체가 전혀 다른 인물이고,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도 다르고, 관객에게 주려는 카타르시스도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작품 선택에 있어 어떤 고민도 하지 않았다. '더 테러 라이브' 개봉이 벌써 5년이 됐고, '터널'은 2016년에 개봉했다. 그사이 다양한 작품을 했음에도 두 작품이 강렬해 관객들의 기억에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피할 순 없지 않나. 염려하지 않았다."- 'PMC'는 남성 관객에게 더 통할 영화로 보인다. 여성 관객에게 어필할 점은 없나."음…. 이선균의 매력?(웃음) 외형적인 것들이 새롭기 때문에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게임에 익숙한 10대 20대는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정작 난 게임을 전혀 안 한다. 배틀 그라운드도 이번에 알았다." - 하정우의 매력은 없나."투블럭 헤어를 많이 이야기 하시는 것 같다. 글쎄. 뭐가 있을까. 요즘엔 토끼모자 이야기를 더 많이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메인 기사에 '토끼모자 만드는 회사가 돈을 못 벌었다'는 내용이 떴더라. 근데 그 앞에 '하정우가 쓴 토끼모자'라는 설명이 있었다. '내가 큰 기여를 했구나' 싶었다. 하하. 솔직히 내 매력은 잘 모르겠다. 내 입으로 직접 이야기 하기가….(웃음)"- '최연소 1억 배우' 타이틀이 붙었다. 흥행 부담이 큰가."얼마 전 한강변을 걸으면서 엄마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요즘 뭔가 느낌이 너무 새로운 느낌이라 걱정돼요'라고 했더니 엄마가 '걱정해서 될 일이니 그게?'라는 답을 보내 주시더라. '그러네. 이게 맞네' 싶었다. 그때부터 딱 걱정이라는 단어를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날 칭찬해 주고, 이야기해 주시는 건 당연히 감사하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들었던 생각은 마냥 연승할 순 없다는 것이다. 패배할 수도 있다. 영화에서 승패가 무슨 의미가 있나. 난 아직도 갈 길이 멀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내려놓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인가."지금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까. 매 작품에 임할 때마다 엄청나게 긴장되고, 엄청나게 신경 쓴다. 이건 내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팀 생각 때문에 그런 것 같다. 'PMC' 같은 경우만 봐도 5년간 준비하지 않았나. 준비하는 제작진, 감독님, 프로듀서 등 많은 이들을 너무나 가까이서 지켜봤다. 마음이 쓰인다.">>인터뷰②에 계속조연경 기자사진= CJ엔터테인먼트 2019.01.0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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